[2024 쿨투라 어워즈] 오늘의 소설 수상자 「인간의 쓸모」의 최진영 작가
[2024 쿨투라 어워즈] 오늘의 소설 수상자 「인간의 쓸모」의 최진영 작가
  • 최진영(작가)
  • 승인 2024.01.30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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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절대 할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인간의 쓸모」 창작노트

‘근미래’를 주제로 단편소설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인간의 쓸모」를 썼다. 소설을 쓰기 위해 인공지능을 공부했고 챗GPT도 사용해봤다. 소설을 쓰면서 깨달았다. 이 소설의 배경은 근미래보다 현재에 더 가깝다고.

‘2024’라는 숫자를 생각하면 나는 이미 미래에 살고 있는 것만 같다. 어렸을 때의 공상 중 많은 것이 실현된 세상. 작은 전자 기기로 영상을 보고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전세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영상통화를 한다.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전동휠 등을 볼 때마다 미래 세상을 구경하는 것만 같다. 유선 전화기를 사용하던 시절에 태어나 일상에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며 지내는 지금까지, 나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어느 정도는 적응한 것 같다. 최소 한 인터넷으로 무언가를 알아보고 주문하고 예약하고 금융거래를 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으니까. 하지만 계속 적응해갈 수 있을까? 키오스크 앞에서 난감함을 호소하는 윗세대를 보면 남일 같지 않다. 나 또한 언젠가는 따라갈 수 없는 세상의 흐름에 난감해할 것이다. 이해해보려고 열심히 애쓰겠지만 결국 소외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소설을 쓰면서도 인터넷의 도움을 다분히 받았다. 지금은 도움을 받는 입장이지만 언젠가는 AI와 경쟁해야 할 것이다. 아니, 이미 경쟁 중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쓸모」는 ‘AI는 절대 할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소설이다. 이 질문은 사실 나의 모든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다. 질문을 다음처럼 살짝 변주해도 된다면.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소설을 쓰면서 다양한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사람으로 살고, 사랑하고, 죽음을 사유하면서 유한하기에 의미 있는 것들을 생각한다.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가치를, 우아하고 고상한 품위를 생각한다. 공감과 슬픔과 타인을 생각한다.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한 번뿐인 이 삶을 ‘충만한 의미로’ 채우고 싶다.

 


 

사진 김승범

* 《쿨투라》 2024년 2월호(통권 11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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