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만난 별 Ⅱ 배우 한혜진] 하트 수세미
[시로 만난 별 Ⅱ 배우 한혜진] 하트 수세미
  • 장재선(시인)
  • 승인 2023.06.30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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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배우. KBS 1TV 〈장바구니 집사들〉 포스터

하트 수세미
- 배우 한혜진

 

뜨개질로 만든 일곱 가지 수세미는
알록달록한 꿈의 모양일 것이다
당신이 만들고픈 하트 수세미 세상은
남의 말 그늘에서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오로지 당신의 빛으로 꽃밭이 환하다
그 꽃밭에서 힘껏 이룬 별의 꿈세상
그걸 지키고 키우는 것이
어찌 벅차지 않을까만
고된 하루를 보낸 이의 어깨를 두드리거나
쓸쓸한 젊은이의 허기를 달래는 것이
오직 한 분이신 그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일임을
당신이 믿기에
하트 수세미의 화단에서 배어나오는 향기가
오늘 이세상과 꿈세상에 모두 번졌다. 

 


시 작 노 트

“당신이 만난 배우들 중에 가장 인상이 좋았던 사람은 누구냐?” 언론사에서 대중문화팀장을 지냈던 나에게 이렇게 묻는 이들이 있다. 그럴 때 이런저런 연기자들을 언급하는데, 꼭 빼지지 않고 거론하는 이가 한혜진 배우이다. 그와는 두 번 만나서 인터뷰를 했고, 역시 두 번쯤 전화 통화를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좋은 인상을 준 배우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고교 때부터 ‘얼짱’으로 불렸던 미모의 힘이 크긴 할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예쁘다는 것을 넘어서는 선한 기운이 얼굴에서 뿜어져 나온다. 그를 만나본 이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주변 사람에 대한 배려가 넘친다고.

그렇게 산다는 것은 대단히 피곤한 일이겠으나, 그에게는 몸에 밴 것처럼 자연스럽다. 이는 그가 독실한 크리스천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기독인이라고 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그는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 온 대표적 배우이다. 최근 그가 참여한 예능 프로그램 〈글로벌 퇴슐랭, 퇴근 후 한 끼〉와 〈장바구니 집사들〉은 그런 캐릭터를 반영한 것들이다. 배우는 다채로운 성격을 지녀야 하는데, 그의 캐릭터가 고정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긴 하다. 그러나 그는 배우로서 참으로 다양한 연기를 해 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세상의 온갖 인물들을 연기하며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펼쳐낼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남편과의 일상조차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인이다. 그런 시선을 늘 받아야 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잘 다스려 가리라 믿는다. ‘한국의 오드리 헵번’이 아니라 그냥 한혜진으로 스스로 행복하며 오랫동안 다른 이들에게 환한 빛을 뿌려주기를 바란다.

 


장재선 문화일보 선임기자. 시집 『기울지 않는 길』, 시-산문집 『시로 만난 별들』, 산문집 『영화로 보는 세상』 등 출간. 한국가톨릭문학상 등 수상.

 

 

* 《쿨투라》 2023년 7월호(통권 10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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