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만난 별 Ⅱ 배우 이세영] 여름 꿈에서
[시로 만난 별 Ⅱ 배우 이세영] 여름 꿈에서
  • 장재선(시인)
  • 승인 2022.11.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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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KBS2 〈법대로 사랑하라〉
사진 제공: KBS2 〈법대로 사랑하라〉

여름 꿈에서
- 배우 이세영

장재선(시인)

 

붉은 옷소매 끝동에 웃음기 매달고
초록빛 여름 속을 뛰어가는 생각시
다른 계절을 만난 이들에게도
여름물을 뚝뚝 흘려주고
누군가의 손이 가리키는 길보다
스스로 택한 쪽으로 가겠다니

생이 달콤하면 오지 않을 취생의 시간
그에게도 당도한들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겠다며
흔들리는 몸을 세우고

남이 울면 함께 울며
얼어붙은 땅을 녹여
사철 꽃을 피우리라는 꿈에서

온통 환하다.


시 작 노 트

배우들의 얼굴을 인물화로 그려보면 그 특징이 잘 드러난다. 최근 눈부신 활약을 하는 이세영 배우의 얼굴을 그려보니 이목구비가 뚜렷한 게 실감났다. 그런데 입을 실제보다 크게 그리게 됐다. 그의 시원한 웃음을 무의식 속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듯싶다. 이세영은 ‘사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사랑스러운 또라이’라는 뜻이다. 빼어난 외모와 털털한 성격 때문이다. 그는 팬들이 부르는 이 별명이 마음에 든 모양이다.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기껍게 소개하고 있다.

그는 갓 서른의 배우이지만, 연기 경력은 25년에 달한다. 아역때부터 당찬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성인이 된 후에도 탄탄한 공력을 보여주고 있다. 박은빈, 김유정 등과 함께 외모와 연기가 ‘정변’한 배우로 꼽힌다.

2017년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대중들에게 그 이름을 각인시킨 후 현대극과 사극을 오가며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하는 궁녀 성덕임 역을 맡아 깊이 있는 내공을 과시했다. 올 가을에 방영한 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에선 왈가닥이면서도 마음이 따스한 변호사 김유리 역을 멋지게 소화했다.

그는 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비롯한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해왔다. 훗날 아이들을 위한 교육재단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젊은 배우이니 앞으로의 길에서 숱한 일을 만날 것이다. 그래도 그 꿈을 지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로 나이 들어가길 바란다.

 


장재선 문화일보 선임기자. 시집 『기울지 않는 길』, 시-산문집 『시로 만난 별들』, 산문집 『영화로 보는 세상』 등 출간. 서정주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등 수상.

 

 

* 《쿨투라》 2022년 11월호(통권 10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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